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18일 자정을 기해 영원히 정지됐다. 국내 상업용 원전의 영구정지로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탈원전 시대가 본격화 될지 주목된다.  


◇'고리 1호기' 18일 자정 영구정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발전소 영구정지를 위한 발전기 계통 분리를 시작했다.
 

한수원은 이날 오후 6시 고리 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한 데 이어 약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전력공급이 차단되자 원자로 제어반의 발전기 출력이 ‘0’으로 표시됐다. 평소 300도에 달하는 고리 1호기는 이때부터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해 18일 자정 영구정지 기준인 약 93도까지 내려갔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고리 1호기는 이날 자정을 기해 40여년간의 운전을 무사히 마치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핵연료를 냉각한 뒤,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구정지 직후 원자로 안에 들어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저장조로 전량 옮겨져 보관하고, 기존 냉각계통을 활용해 저장조 내에서 안전하게 보관토록 했다.


다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기술심사에서 고리 1호기의 저장조 냉각계통을 다른 호기처럼 이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원안위는 이 문제를 보완할 때까지 가동 원전에 준해 관리를 엄격히 하도록 했다.


또 KINS의 기술심사를 살펴본 전문위원회는 앞으로 사용후핵연료를 건식 저장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권고했다.


건식 저장은 핵연료를 수조 속에 넣지 않고, 콘크리트나 두꺼운 철판으로 싸서 저장하는 것이다. 원안위는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뒤에도 정기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신호탄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된 고리 1호기는 지난 1978년 4월 29일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년 30년의 설계 수명을 만료했지만 한 차례(10년) 수명 연장을 통해 40년간 전력을 생산했다.


고리 1호기의 40년 동안 발전량은 지난해 기준 477만 ㎿h(누적 발전량 1억 5천358만 ㎿h)이다. 고리 1호기는 국내 발전량의 30.6%(1억 6천200만 ㎿h)를 차지하는 원전 기술 자립의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고리 1호기의 영구 정지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탈원전과 석탄화력 축소 등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백지화 등을 공약해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중단 여부가 울산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19일 오후 부산 고리원자력발전본부에서 열릴 예정인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참석 여부와 월성1호기 중단 등 탈원전 메시지를 내비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신고리 5·6호기는 약 1억5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현재 공정률이 30%에 달했다. 이를 두고 자율유치를 신청한 서생주민들과 환경단체간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주민들은 지역 경제 손실뿐만 아니라 일자리가 사라지고, 지역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며 건설 중단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환경단체는 원전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위해 새정부가 단호하게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건설 중단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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