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난 지 1년이 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한수원도 2심 소송에 피고참가인으로 참여하였다. 이후 월성 1호기 폐로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정부가 지난해 12월 국회에 보고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전체 발전용량 중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 중 경제성 등 계속 가동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여 폐쇄 시기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경제성 평가는 이미 나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4년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의 경제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당한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폐로를 공약했던 것도 경제성이 없는 것은 물론 안전성이 크게 문제 되었기 때문이다. 

[기고]월성 1호기, 불법적인 수명연장 과정을 조사하라

월성 1호기 1심 판결은 ①수명연장에 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적법한 심의 및 의결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자로 등 수명연장을 위한 설비교체에 대한 허가가 과장 전결로 이루어졌으며, ②당시 원자력안전위원장 등 결격사유가 있어 당연퇴직하여야 하는 위원이 월성 1호기 심의, 의결에 관여하였고, ③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를 할 때 평가기준일 당시의 국내외 최신 기술기준이 모두 적용되어야 하나 월성 2·3·4호기에 적용된 R-7 등 기술기준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안전성 평가에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경제성 평가가 아니라 법원이 판시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의 안전성 평가 등의 위법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들이 월성 1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열람을 신청하여 지난 1월 말 허용되었으나, 그동안 적극적 정보공개를 공언했던 한수원은 열람기간도 겨우 3일에 목차만 메모할 수 있게 하고 복사·촬영을 불허하였다. 열람에 참여하였던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에 적용한 안전설계기준이 30년 전 내용을 개정 없이 그대로 적용하였고, 기계부품규격도 1971년 규정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 평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안전보조계통의 상당수가 내지진검증이 되어 있지 않아 지진이 발생하면 안전설비가 작동되지 않을 수 있어서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중수로인 월성 1호기 원자로는 20㎏짜리 핵연료 12개가 내장된 6m 길이의 두께 수㎜ 압력관 양단에 2.5m의 종단이음관이 연결된 11m 길이의 수평 배관 380개로 구성되어 있어 지진 충격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이다. 더군다나 사고 시 중앙제어실이 방사선 오염을 막을 수가 없어서 운전원들이 거주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였다.

법원의 판결로 이미 확인된 문제점을 정부가 조사해야 하는 이유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이 1심 판결에 불복하여 다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성 1호기 폐로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과정의 문제점과 위법사항은 국내 다른 핵발전소에도 마찬가지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과정에서 드러난 규제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으로 나머지 국내 핵발전소 인허가 과정과 안전규제의 위법사항에 대해 전면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들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고 적폐를 청산한다는 것을 넘어, 재발방지와 사고방지라는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너무도 중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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