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大田 한전원자력연료 ‘부실화’

原電 상당수 가동 멈춘 상황서
한때 年 400억대 순익 공기업
核연료 수요 급감에 경영 타격

손놓은 직원 ‘고용불안’ 시달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원자력발전소에 핵연료를 제조·공급하는 공기업인 한전원자력연료(KNF)가 올해 들어 4개월여간 생산 중단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 정부 들어 국내 원전 가운데 상당수가 폐로와 발전소 정비 등의 이유로 가동을 멈추면서 핵연료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10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전원자력연료와 원자력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KNF는 핵연료 재고 누적으로 올해 4월부터 8월 초까지 우라늄 원료를 이용한 핵연료봉 소결·제조·피복·조립 등의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로 인해 460여 명 정도인 이 회사 생산직 근로자는 종전과 같은 주·야간 3조 4교대 근무를 하지 못하고 장기간 일손을 놓은 채 자체 교육 등으로 최소 근무 시간만 채웠다.

모두 11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유일의 원자력 연료 설계와 제조를 하는 공기업이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최근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 중인 국내 원전 18기 가운데 지난해 고리·월성 원전의 폐로 결정과 발전소 정비 등을 이유로 최대 9기까지 한때 가동이 중지되면서 핵연료 수요가 줄어 재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핵연료 수출로 연간 4000억 원 가까운 매출과 300억∼400억 원대의 순익을 올리던 알짜 공기업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회사 옆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5000억 원을 신규 투자해 제3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100명 가까운 대규모 신규 인력을 충원할 정도였다.

이 회사 순익은 지난해부터 연평균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멀쩡하던 회사가 일순간에 사실상 잉여 인력이 남아도는 직장으로 전락하면서 임금 감소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근로자는 “생산 중단으로 수백만 원의 수당을 손해 본 것은 둘째치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회사 순익이 급감하면서 사내 근로자 복지기금도 턱없이 줄어 걱정이다. 이런 와중에 몇 천억 원을 신규 투자하는 3공장 사업으로 회사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NF 관계자는 “핵연료봉 제조공정 특성상 불가피하게 한때 생산을 중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9월부터는 가동이 완전 정상화됐다”며 “수요 감소에 대비해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활용하고, 3공장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정부 측의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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