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전력생산 중 원전 비중, 지난 5년 간 꾸준히 감소 추세'
2017년 전세계 전력망 추가 재생에너지 157GW, 원자력 3.3GW 그쳐
지난해 31개 원전 운영국 중 9개국, 재생에너지가 '더 많은' 전력 생산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에너지전환 시대. 기자가 에너지 분야에 몸담은 이후 요즘처럼 여러 기관, 여러 곳에서 에너지 관련 토론회, 포럼이 진행된 적이 과거에 있었던가를 돌아봤을 때, '없었다'라는 답이 곧바로 나왔다.
이는 국민들의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물론 원전 비중 축소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즉 에너지전환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확대돼야 한다는 점에는 거의 이견이 없지만, 원전에 대해서는 비중의 축소,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양분된 상황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상임이사 윤기돈)은 국회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대표의원 우원식, 연구책임의원 김성환, 김해영)과 함께 6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올해 9월 발간된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 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WNISR)'의 총괄 주저자인 독일의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를 초청,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논의된 'WNISR 2018'의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요약 내용의 주요 근거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국회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이 저자의 동의를 얻어 공동 번역 및 감수를 통해 제작한 국문 발췌 번역본이다.

6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된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 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WNISR))' 총괄 주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독일) 초청, 기자간담회 앞서 기념사진 촬영 모습 [사진=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6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된 '2018 세계원전산업동향 보고서(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WNISR))' 총괄 주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Mycle Schneider, 독일) 초청, 기자간담회 앞서 기념사진 촬영 모습 [사진=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신규원전 가동 및 폐쇄

2017년 초를 기준으로 가동이 예정된 원자로의 수는 16기였지만 이중 3기만이 가동에 들어갔고, 추가적으로 2018년 예정이었던 1기가 가동에 들어갔다. 3기는 중국에서, 1기는 중국 기업이 파키스탄에서 건설한 원자로다.

2017년 중반을 기준했을 경우, 19기의 원자로가 2018년에 가동될 것으로 예정됐으나, 이 중 2017년 후반에 전력망에 연결된 1기를 포함해 2018년 중순 현재 전력망에 추가된 원자로는 5기(중국 3기, 러시아 2기)에 머물고 있다. 19기 중 7기는 2019년까지 공식적으로 연기됐다. 중국에서 가동에 들어간 3기 중 2기는 프라마톰-지멘스의 EPR(유럽형 가압 경수로)과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포함한다. 두 모델 모두 최초의 가동 사례다.

그리고 3기의 원자로가 폐쇄됐다. 각각 독일, 한국,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그룬트레밍엔 B호기(Gundremmingen-B, 33.5년), 고리 1호기(40년), 그리고 오스카샴 1호기(Oskashamn, 46년)다.

2017년 1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95년 이후 전력을 생산한 적이 없는 일본의 몬주 고속 증식로의 영구폐쇄를 발표했다. 또한 IAEA는 2017년 8월 2012년 이래 전력을 생산하지 않은 스페인 원자로인 가로냐(Garona)를 영구폐쇄했다. WNISR은 이 두 원자로를 이미 영구폐쇄로 표기하고 있다.

운영 및 건설 데이터

세계에서 원전을 운영중인 국가는 31개국이다. 이들 국가에서 장기가동중단(LTO)을 제외한 운영중인 원자로의 수는 총 413기다. 이는 2017년 중반과 비교했을 때 10기가 증가한 것이지만, 30년전인 1988년과 비교했을 때는 2기가 줄어들었고, 가장 많았던 438기를 기록한 2002년 보다는 25기가 줄어든 수치다. 전년대비 증가한 것은 장기가동중단 상태였던 6기의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간 것이 부분적으로 기여했다.

총설비용량의 규모는 전년 대비 3.4% 증가하면서 363GW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수준과 비슷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2006년의 368GW에 근접하는 규모다.

2017년 연간 원전 발전량은 2500TWh였다. 전년 대비 1% 증가한 수치지만, 2006년 역대 최대치보다는 6% 낮은 수준이다. 소폭이지만 전년 대비 26TWh 증가한 것은 38TWh 증가한 중국의 영향이다.

WNISR은 일본 원자로 26기를 LTO로 분류한다. 이 외에도 인도 2기, 아르헨티나 1기(Embalse), 중국 1기(CEFR), 프랑스 1기 (Paluel-2)8), 대만 1기(Chinshan-1)가 LTO 상태다.

최근 몇 년간과 마찬가지로 2017년 원전 발전량 '상위 5개국'은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한국이었으며, 전세계 원전 발전량의 70%를 차지했다. 이 중 미국과 프랑스, 두 국가의 원전 발전량은 2017년 세계 원전 발전량의 47.5%를 점유했다.

전세계 전력생산 중 원전 비중은 지난 5년 간 거의 같은 수준(0.5% 감소)을 유지해왔다. 2017년 비중은 10.3%였다. 원전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17.5%를 기록했던 1996년 이후 장기적인 하락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전세계 상업용 에너지 소비에서 원자력발전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이래 약 4.4% 수준에서 변화가 거의 없다.

중국을 제외하고, 규모 있는 신규 건설이 없는 상황에서, 전세계 운영중인 원자로의 단위 가중치 평균 가동년수는 꾸준히 증가, 2018년 중반 30년을 기록했다. 현재 전체의 60% 이상인 254기가 31년 이상 운영돼 왔으며, 이중 41년 이상 운영된 원자로는 77기로 전체의 18.5%다.

중요한 점은 이미 40년 넘게 운영중인 원자로 81기를 제외하고, 현재 운영중인 원전이 40년 가동 후 폐쇄된다고 가정할 때, 현재 건설 중인 원자로가 모두 가동에 들어간다고 가정해도 2020년 운영중인 원자로 수는 2017년 말 대비 12기가 줄어들며, 설비용량규모는 2 GW 줄어들다. 또한 그 다음 10년인 2030년까지 190기(168.5 GW)가 수명이 만료된다. 현재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이를 대체할 경우, 지난 10년 동안 새롭게 가동된 원자로 규모의 3.5배에 달하는 원전이 새롭게 가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건설 시작 및 신규 건설 문제

2017년에 원자로 5기가, 2018년 상반기엔 2기가 착공됐다. 2010년의 15기, 2013년의 10기와 비교된다. 과거 착공에 들어간 원자로 수는 1976년 44기가 최대였다. 2016년 12월 이후 중국에서 새롭게 건설에 들어간 원자로는 없었다.

1970년부터 2018년 중반까지 건설이 시작됐던 모든 원자로 중 약 12%에 해당하는 20개국 94기의 원자로가 다양한 단계에서 사업 유예나 취소가 됐다. 가장 최근에 취소된 원전은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가 이미 투입된, 미국의 V.C. Summers원전의 AP1000 모델 2기다.

방글라데시, 벨라루스, 터키와 아랍에미리트(UAE), 이 네 국가는 신규 원전 도입국으로서 원전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국가 중 UAE는 당초 계획됐던 예산으로 공기의 지연없이 2017년 첫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2016년 말 보고됐지만, 현재는 원래 일정보다 최소 3년 늦어져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로 압력 용기가 떨어져 교체해야 했던 벨라루스의 첫 원자로는 약 1년 지연됐다. 방글라데시와 터키의 신규 원전 건설은 몇 달 전에 시작됐다.

주요 원전 운영국… 원전 역할의 전반적인 축소

중국의 원전 발전량은 2017년 18% 증가했으며, 중국 발전량의 3.9% (3.6% 증가)를 차지했다. 프랑스의 원전은 전체 전력량의 71.6%를 제공했다. 이는 1988년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이와 같은 감소 추세는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남아 있는 8기 원자로의 발전량은 2017년 72.2TWh다. 전년 대비 10% 감소한 수치이며,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1년 대비 약 절반 정도의 수준이다. 2017년 일본의 원전 비중은 1998년보다 10배나 감소한 3.6%를 차지했다. 2018년 중반 기준으로 9기의 원자로가 재가동 됐으며, 26기는 LTO 상태다.

한국의 원전 발전량은 2017년 8.6% 감소함으로써 국가 전력량의 27.1%를 제공했다. 30년 전 최대치의 절반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영국의 원전 발전량은 2017년 1.1% 감소했으며, 1997년의 최대치인 26.9%로부터 감소한 19.3%의 발전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미국의 원전 발전량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원전의 발전 비중은 1995년 최대치였던 22.5%보다 2.5% 포인트 하락했다. 경제성이 없는 8기의 '조기 폐쇄'를 막기 위해 탄소배출제로크레딧(ZEC) 형태로 주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폐쇄 예정인 6기와 더불어 총 35기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후쿠시마 현황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및 후속적인 사건들에 의해서 야기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7년 이상이 지났다. 2017년 9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중장기 폐로 로드맵을 수정했다. 그 내용을 보면 1~3호기의 저장수조의 사용후핵연료 제거는 1년에서 3년 정도 늦춰졌다. 작업 시작 목표일은 3호기의 경우 201년 중반이고 1·2호기의 경우 대략 2023년이다. 핵연료 파편 제거는 2021년에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회수 방법을 결정하는 시기는 2019년으로 1년 지연됐다. 2018년 1월19일 원격 조정 카메라를 통한 육안 검사를 통해 2호기 격납 용기 내 핵연료 파편이 확인됐다.

또한 오염수 관리를 위해 원자로 1기당 시간 당 약 3m3의 물이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여전히 주입되고 있다.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는 갈라진 격납 건물에서 기초부로 유출되어 지하 하천으로부터 기초부로침투된 물과 섞이게 된다. 전용 우회 계통과 지하수 펌핑 작업을 통해 물의 유입이 하루에 약 400m3에서 약 140m3로 감소했다.

고농도의 삼중수소(50만Bq/l 이상)가 여전히 포함돼 있지만, 이와 동등한 양의 물이 제염돼 거대한 탱크에 저장된다. 부지 내 오염수 저장 용량은 110만m3으로 증가했고, 2020년까지 140m3로 확충될 예정이다. 물의 유입을 추가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설계된 동토벽은 2016년 건설됐다. 그러나 물이 여전히 기초부로 유입되고 있어,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8000명의 작업자가 폐로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10명 중 9명은 도쿄전력(TEPCO)의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이러한 하청작업자들의 평균 피폭선량은 도쿄 전력의 직원들보다 두 배 이상 더 높다. 2017년 12월에는 한 작업자의 백혈병 발병이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세 번째 사례가 되었다. 네 번째로 인정된 사례는 갑상선암에 걸린 경우다.

피난 지역 내부 및 외부에서 진행된 제염 작업을 통해 이미 1650만m3의 오염된 흙이 발생했다. 오염된 흙은 후쿠시마 현 밖의 2만8000개 이상의 장소(총 33만3000m3)에 보관돼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귀환 곤란구역을 제외하고, 고농도로 오염됐던 후쿠시마 현 및 영향을 받은 다른 현들의 제염 작업이 2018년 3월 완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종합적인 사고 비용 추정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2017 회계년도까지 266억달러(약 30조원)가 제염작업에 할당됐다. 도쿄전력은 2018에서 2020 회계년도까지 64억달러(약 7조원)가 추가적으로 제염에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장 최신 추정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사고와 관련된 지출 목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약 1190억달러(13조3000억원)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폐로 현황

폐로라고 일컬어지는 핵연료 제거, 해체 및 철거는 원전 수명의 마지막 단계다. 이와 같은 절차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장기적인 기획, 집행 및 자금 조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점점 더 많은 원전의 수명이 거의 끝나가거나 경제성 악화로 영구 폐쇄되고 있기 때문에 폐로의 어려움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2018년 중반 기준으로 115기의 폐로가 진행 중이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173개의 영구 폐쇄된 원자로의 70%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재 불과 19기만이 완전하게 폐로됐고, 그 중 10기만이 그린필드(아무런 제약 없이 관광지나 일반 거주지가 들어설 수 있는 수준까지 복원된 것)로 복원됐다.

원전 vs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가 이끄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전 세계적 지지는 높다.

2017년 시작된 4기의 상업용 신규 원전 건설(중국의 CFR-600 시범 사업은 제외)에 따른 세계적으로 보고된 투자 규모는 약 4GW 규모에 160억달러였다. 이는 풍력발전에 1000억달러 및 태양광(PV) 발전에 1600억달러 등 2800억달러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금액과 비교된다. 중국은 단독으로 1260억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2004년에 비해 40배 늘어난 금액이다.

멕시코와 스웨덴은 처음으로 상위 10개 투자국 순위에 진입했다. 호주(1.6배) 및 멕시코(9배) 역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상당히 늘렸다. 160억달러의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에 대한 전세계 투자 금액은, 중국의 재생에너지 투자액의 1/8에 불과하다.

2017년 전세계 전력망에 추가된 157GW의 재생에너지는 전년도에 추가된 143GW 보다 늘어났다. 역대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는 글로벌 발전설비용량의 순 증가분의 61%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풍력은 52GW, 태양광발전은 기록적인 97GW를 추가했다. 이는 원자력이 3.3GW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또한 31개의 원전 운영국 중 9개국인 브라질, 중국, 독일, 인도,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은 수력을 제외해도 2017년에 재생에너지로부터 원전 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했다.

2017년 전 세계 태양광발전량은 35% 증가했고, 풍력은 17% 늘어났다. 원전은 1% 증가에 그쳤고, 이조차도 전적으로 중국의 기여도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교토의정서가 체결된 1997년에 비해, 2017년에는 글로벌 차원에서 풍력발전량은 1100TWh 늘어났고, 태양광발전량은 442TWh 증가했다. 원전 발전량은 239TWh가 늘어났다.

중국의 경우, 이전 5년 동안 그랬듯이 2017년 풍력발전으로 인한 전력생산(286TWh)이 원전에 의한 전력 생산(233TWh)을 훨씬 상회했다. 이와 동일한 현상은 인도에서도 볼 수 있는데, 2년 연속으로 풍력발전량(53TWh)이 35TWh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는 원전을 앞섰다.

유럽연합(EU)의 수치들을 통해 원전 역할의 급격한 축소를 확인할 수 있다. 20년 전인 1997년과 비교했을 때 2017년 풍력발전량은 355TWh 증가했고, 태양광은 120TWh 늘어난 반면. 원전 발전량은 91TWh 감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물론 사회는 다양한 가치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 가치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왜곡보도와 가짜뉴스를 근거한 것이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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