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9월 공청회 열고 10월 원안위에 최종안 제출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법, 계획서 초안에 포함 안돼…주민 반발·일정차질 우려

  • 국제신문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0-06-28 22: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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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고리 원자력발전소(원전) 1호기 해체가 사실상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종 해체 계획서 초안을 마련해 다음 달부터 고리원전에 인접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 9개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최대 난제인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안이 해체 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아 또 다른 불씨로 남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의견 수렴을 성공적으로 마친다고 해도 해체의 전체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원전 안전에 대한 인근 주민의 우려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수원은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발전용 원자로 및 관계시설의 해체 계획서’를 지난 24일 부울경 9개 지자체에 전달하고 다음 달 1일부터 60일간 공람을 통해 해당 주민의 의견을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이후 한수원은 오는 9월 공청회를 연 뒤 해체 계획서 보완 과정을 거쳐 10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9개 지자체는 부산 기장군·해운대구·금정구, 울산 울주군·남구·중구·북구·동구, 경남 양산시다. 이로써 2017년 6월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는 표면적으로 3년 만에 비로소 해체 작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시행되면서 고리원전 인근에 있는 9개 모든 지자체 주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시행령은 원전 시설이 둘 이상 지자체에 걸쳐 있는 경우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지자체(울주군)가 의견 수렴을 주관하도록 규정했었다. 나머지 지자체를 대행해 공청회 등을 주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간 기장군 주민 및 시민단체는 “행정 구역상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문제는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하고 어디에 보관하겠다’는 방안이 해체 계획서에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수원은 계획서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발족돼 관련 계획을 수립 중인 만큼 정부 정책이 확정되면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 보관 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관리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의견 수렴 과정에서 9개 지자체 주민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향후 주민 의견이 일치돼 해체 계획서의 최종안이 나오더라도 사용후핵연료 처리 계획이 세워지지 않으면 고리 1호기의 전반적인 해체 일정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현재 재검토위원회는 위원장 공석으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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