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갈등 최소화 방점
"해법 논의의 장" 명칭수정 검토
지난해 출범 예정이었던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을 위해 해를 넘겨 출범할 전망이다.

정부가 공론화위 출범을 서둘러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등에 속도를 내는 것보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고 설득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정부는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를 지난해 말 출범할 예정이었다.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아직 이름을 짓지 않은 새 원전 2기 등 총 6기의 원전 건설을 백지화함에 따라 2016년 7월 정부가 마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 기본계획은 백지화한 6기 원전의 운영을 전제로 수립됐다.

또 당시 공론화위 1기(2013년 10월~2015년 6월)는 2055년 전후 영구처분시설이 필요하고, 2055년 이전에 포화하는 월성(2019년·이하 포화시점), 고리(2024년), 한빛(2024년) 원전에 임시건식저장시설도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2015년 6월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우선 월성, 고리, 한빛 원전에 임시 저장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에 대해 지역 주민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밟고 있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1기 공론화위가 임시 저장시설 유치 지역에 대한 보조금 지원 필요성을 권고한 만큼, 보조금 지원과 함께 주민 설득 작업을 지속해 시급한 임시 저장시설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지역 주민 공감대를 얻는 것에 방점을 두고 공론화위 출범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공론화위 논의 구조와 위원 선정 등도 시간을 가지고 논의해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기 공론화위 위원 선정 당시 시민단체 추천 위원들이 공론화위 구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불참했고, 원전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어,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론화위 명칭에 대한 수정도 검토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를 경험한 국민이 공론화를 통해 해당 사안을 결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것이지 결정하는 곳이 아닌데, 일각에서 해법을 결정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론화위 명칭을 협의회 등 다른 이름으로 바꿀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병립기자 ri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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