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공사재개 종합공정률 34%… 안전성 강화등 1.3兆 추가 투자, 2023년 준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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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호기 공사현장 전경. 원자로가 설치될 원통형 원자로건물의 외벽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지난 7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원전 입구부터 건설자재를 실은 수십대의 트럭이 분주히 움직였다. 차로 5분여를 이동해 부지 한쪽에 위치한 전망대를 올라갔다. 높게 선 타워크레인 주변으로 수십대의 굴삭기와 트럭이 분주히 움직이는 대규모 공사현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바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현장이다.

신고리 5호기 부지 한 가운데 자리잡은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든 원통 모양의 구조물에 먼저 시선이 갔다. 원전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돔 모양의 원자로건물이 뼈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원자로건물은 지름이 약 50m에 높이가 약 80m에 달한다. 기초 3단, 외벽 17단, 돔 9단 등 마치 벽돌을 쌓듯이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기초 3단 건설을 마치고 외벽 17단 가운데 9단 건설작업을 한다고 했다. 안내를 맡은 박성훈 신고리 5·6호기 건설소장은 “내년 상반기면 돔 모습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고리 5호기와 마주한 신고리 6호기 건설 현장은 아직 기초공사가 한창이었다. 원자로건물이 올라갈 터에 네모 반듯하게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끝난 모습은 커다란 바둑판을 연상시켰다.

신고리 5·6호기의 종합공정률은 현재 34% 수준. 당초 목표인 39%보다 5%포인트 늦다. 지난해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 과정에서 공사가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중단된 탓이다. 준공 시점도 신고리 5호기는 2022년 3월, 신고리 6호기는 2023년 3월로 계획보다 5개월씩 늦춰졌다. 신고리 5·6호기는 총 사업비만 8조6254억원에 달하는 대형 건설사업이다. 여기에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기자재 보강 작업 등으로 1조3000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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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호기 공사현장 전경. 원자로가 설치될 원통형 원자로건물의 외벽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공론화 과정에서 제기된 국민의 우려를 반영해 원전 건설에 최신 안전 기술을 대폭 적용하고 있다. 일부 원전에서 발생한 격납건물철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재질을 스테인레스 스틸로 바꿨고, 내부 도장도 개선했다. 대형 여객기가 충돌해도 붕괴하지 않도록 원자로건물 외벽 두께도 1.37m로 보강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 이유였던 수소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원자로 안 수소농도를 10% 이하로 유지하는 무전원 수소제거 설비와 비상용 디젤발전기도 구축한다.

신고리 5·6호기는 경주·포항 지진 등을 고려해 내진성능도 0.3g(규모 7.0)에서 0.5g(규모 7.4)로 강화한다. 박 소장은 “원전의 내진성능은 일반적인 내진성능과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며 “0.5g라 했을 때 일반건물은 무너지지만 않으면 되지만 원전은 핵심설비의 정상 가동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엄격하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원전이다. 정부는 지난해 탈(脫)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영덕 천지원전 1·2호기 △삼척 또는 영덕에 지어질 대진원전 1·2호기 또는 천지원전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수십 년의 노력 끝에 기술자립에 성공,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에 성공한 3세대 원전인 한국형 신형원전(APR1400)이지만 국내에는 신고리 3·4·5·6호기 단 4기만 건설된다. 정부는 대신 해외수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2009년 한국이 수주에 성공해 건설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체코, 폴란드 등에 수출을 추진 중인 원전 모델이 모두 APR1400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한국 원전 산업이 당장 다리가 끊겼다고 강을 못 건너는 게 아니다”며 “배를 만들어 건너려는 노력도 하고, 안 되면 목말을 타고라도 건너 생명력을 유지하면 앞으로 충분히 보완할 길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원전 수출로 국내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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