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조 규모’ 세계 해체시장 향한 로드맵 마련…“원전해체 상용화기술 개발 박차”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1호기 전경. 2017년 6월 설계수명을 다하면서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해체’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설비‧운영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위상에 걸맞게 해체 분야 시장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으로 전망이 밝다.    

6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5월부터 웨스팅하우스 스페인 등 해외 전문가들이 한수원을 방문해 원전해체를 위한 교육과 자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최근 현황을 밝혔다.

세계 에너지시장은 화석연료를 감축하고 친환경에너지 확대에 나서는 등 ‘에너지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원전해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원전 해체 고급인력을 육성하고 기술개발 추진에 전념하겠다는 게 한수원의 방침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분석한 해외 원전 현황에 따르면 올해 기준 34개 국가에서 총 613기의 원전이 건설됐고, 이중 448기가 가동 중이다. 165기는 영구정지 된 상황으로 이중 21기가 해체 완료 됐으며 144기는 해체진행 또는 해체준비 중이다.

영구정지는 운영허가를 받은 원전의 계속운전 허가가 종료되는 시점을 말한다. ‘원자력안전법’ 제28조에 의하면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영구정지 후 5년 이내에 해체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더욱이 원자력발전 붐이 일었던 1960~1980년대 건설된 다수 원전의 수명이 임박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에 들어가는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 2020년대 183기, 2030년대 이후 216기가 해체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해체 원전 수 증가에 비례해 해체 비용도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세계 원전 해체비용 규모는 2015년 이후 72조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2030년부터 180조원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이 진출하려는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4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단 해체결정 시기가 불확실해 실제 시장 형성 시기는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원전 해체 기술 확보에 매진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국내 원전이 향후 10여 년간 순차적으로 설계수명을 다하기 때문이다. 설계수명이란 원전 최초설계 시 설정된 운영 기간을 말하며 발전사업자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에 명시해야 한다.

실제로 고리1호기는 2017년 6월, 월성1호기는 2018년 1월 설계수명을 다하면서 영구정지 됐다. 고리1호기의 경우 2022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인출과 냉각 등 안전관리가 진행될 방침이다. 이후 8년간 시설 및 구조물의 제염과 해체, 2년간 부지복원 등 등 약 15년간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1호기 해체는 축적된 풍부한 원전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수원이 총괄 관리한다”면서 “전문성이 필요한 엔지니어링, 제염․철거 및 부지복원 분야는 전문업체와 협업해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에 이어 2023년 4월 고리2호기, 2024년 9월 고리3호기, 2025년 8월 고리4호기, 2025년 12월 한빛1호기, 2026년 9월 한빛2호기, 2026년 11월 월성2호기, 2027년 12월 월성3호기와 한울1호기, 2028년 12월 한울2호기, 2029년 2월 월성4호기가 순차적으로 설계 수명이 다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1호기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해체와 국내 해체산업 육성을 위해 원전해체 상용화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연구용 원자로,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와 증기발생기, 원자로헤드 및중수로 압력관 교체 등 대형기기 교체사업 경험을 통해 원전해체에 필요한 41개 기술은 기 확보됐다. 또 해외사례 분석 등을 통해 원전해체에 필요한 상용화기술 58개 항목을 도축했고 이 중 17개 기술은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 해체 착수 전까지 17개 기술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한수원의 원전해체 추진을 도와 지원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원전구조에 해박한 기존의 기술인력을 해체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중소・중견기업 전담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해체 전문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2030년대에는 본격적인 세계 해체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준상 기자  yoojoonsang@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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