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환경공단, 제5차 방폐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
해외 5개국 관련기관 등 200여명 참석…각국 방폐물 사업 경험·혁신 방안 공유

21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5차 방폐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1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5차 방폐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신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사장 차성수)은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경주 현대호텔에서 ‘제5차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혁신과 소통을 통한 방폐물 관리사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각국 방사성폐기물 전담기관과 국내 유관기관, 기업,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해외 기관은 핀란드의 포시바 솔루션즈(Posiva Solution), 프랑스의 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 스위스의 방사성폐기물처분국가협동조합(Nagra), 일본의 원자력발전환경정비기구(NUMO)와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벨기에의 원자력조사센터(SCK/CEN) 등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회적 가치’와 ‘4차 산업혁명’의 큰 변화에 대응해 방폐물 관리사업이 나아갈 방향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및 해체폐기물 관리에 대한 국내외 각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윤석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은 사회적 가치에 대해 강연했다. 각국의 방폐물 관리기관에서는 관리사업의 지역 내 역할, 이해관계자의 사업 참여 경험 등을 들려주었다.

핀란드의 방폐물 전담기관인 포시바 솔루션즈 미카 포요넨(Mika Pohjonen) 사장, 프랑스 방폐물관리청 다니엘 들뢰르(Daniel Deloirt) 부장, 스위스 방폐물처분조합 잉고 비에흐슈미트(Ingo Biechschmidt) 부장은 협력업체와의 상생 현황을 소개했다.

김창락 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창락 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주제 발표에서는 고대식 목원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방폐물관리사업 접목 방향’을,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의 기관들이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방폐물 관리사업 혁신 사례’ 등을 각각 설명했다. 일본, 스위스, 프랑스는 ‘부지선정 프로세스 및 요건’, ‘지하연구시설 운영경험’, ‘지역수용성 제고방안’을 소개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지층처분 연구개발 기본 계획안’, ‘원전 해체폐기물 관리계획’을 소개했다. 일본은 ‘푸겐 원전 해체폐기물 관리경험’, 벨기에는 ‘해체폐기물 관리 기술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공단은 방폐물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고,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국내외 방폐물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2014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김창락 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최근 들어 소통과 혁신이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며 “학회도 관리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공단과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사업역량을 성숙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은 안전한 기술과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하고, 소통과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데에 이번 행사가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핀란드 포시바솔루션즈, “설득의 유일한 방법은 이해관계자와의 끊임없는 대화”

세계 첫 사용후핵연료 지하 영구처분장 건설 
꾸준한 대화·우려 요인 제거…긍정 평가 늘어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건설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 핀란드는 온칼로 지하연구시설 및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부지선정 성공 요인을 제시했다. 포시바솔루션즈는 핀란드 남서부 올킬루오토 섬에 2020년부터 100년간 방폐장을 운영하는 민간기업이다. 방폐물의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2001년 핀란드 의회는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해 당초의 임시저장보다는 영구처분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결정했고, 현재의 세대가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을 짓기 시작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이를 시작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를 포시바로 선정했다.

미카 포요넨 포시바솔루션즈 사장은 “사용후 원자력 연료 지층 처분 사업을 위한 공공의 수락을 얻어내는 일은 우리도 역시 어려웠다”며 사업 성공의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그것은 ‘신뢰와 투명성’, ‘믿을만한 독립기관’, ‘원자력 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 등에 대한 시민들의 오랜 경험’이다. 그는 “포시바가 이 사업을 하는 데에는 4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며 “사업 부지를 선정하는 데에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끊임없이 대화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포시바는 특히 이 사업에 대한 이해관계자는 단순히 부지 인근 지역의 주민이나 원자력 산업 근로자들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인근 주민, 교육기관, 언론사, 공공기관, 회사의 경영자. 부지 소유자, 정치인, 협력사와 관계사, 공무원과 국회의원, 환경단체, 미래의 소비자 등 모든 사람이 이해 관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조건들에 관해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악영향은 줄이고 장점은 살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관광, 주택 및 부동산, 시장과 농산물, 심리적인 영향과 전체적인 삶의 질 등에 대해서 조사했다. 항목에는 시설의 안정성, 교통사고 등에 대한 영향요인, 장기 보관 안전기술, 세제 혜택, 고용기회 등도 물론 포함됐다.

지역 주민들은 조사가 시작된 초창기 약 10년 동안은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지역 생산품, 주거, 업무공간, 관광 등에 대한 영향을 묻는 1998년과 2006년 두 차례의 조사에서 부정 평가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지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긍정 평가도 점차 증가했고, 모든 면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아졌다.

핀란드 에너지협회는 1983년부터 2017년까지 35차례에 걸쳐 방사성폐기물을 자국 내에 지층처분하는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 여부를 물었다. 1983년에는 ‘절대 반대’가 41%, ‘조금 반대’가 16%, ‘언급하기 어렵다’가 28%, ‘조금 동의’가 8%, ‘적극 동의’가 6%로 나왔다.

하지만 지역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한 결과 2017년에는 ‘적극 동의’가 15%, ‘조금 동의’가 19%, ‘언급하기 어렵다’가 25%, ‘조금 반대’ 19%, ‘절대 반대’가 22%로 나왔다. 적극 반대자는 줄어들고, 적극 동의자는 다소 증가한 것이다.

이는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여론이다. 포요넨 사장은 “단순히 주민들을 설득해서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들의 안전, 환경, 경제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해 더 좋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업체와 연구기관, 비영리단체 등이 제시하는 더 좋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방폐물관리청, “시민과 방폐물 사이 ‘연결고리’를 만들라”

실생활 연계 관심 유도…의사결정 참여까지

프랑스 방폐물관리청의 셀마 톨바 부장도 “건설을 실행하는 데에는 실제로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방폐물 관리 관련법은 1991년, 2006년, 2016년 3차례에 걸쳐 만들어졌고, 첫 법안을 제외하고 2005년과 2013년에 시민들이 이에 관해 격렬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프랑스는 특히 시민들의 반대가 과거보다 훨씬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통적인 전문가들보다 전문지식을 구비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이들 역시 환경 문제, 미래세대 문제 등 윤리적인 주제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반대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언론을 동원하거나 1인 시위를 하는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저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폭력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고, 그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 방폐물관리청의 결론이다.

톨바 부장은 “시민과 방폐물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심이 생기면 이를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고, 정보가 생기면 이를 바탕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화하다 보면 관계가 생기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까지가 방폐물관리청의 지향점이다.

이들은 관심을 끌게 만들기 위해 사업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식의 홍보는 하지 않았다. 대신에 시민들의 실생활을 파고드는 질문을 만들었다. “프랑스인이 1년간 만들어내는 방폐물의 양은 2㎏이나 됩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만들어내는 방폐물은 마술로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등 다양한 문구를 제시했다.

방폐물관리청은 이 질문에 대답을 해 주는 자리를 많이 마련했다. 어린이와 성인들을 위한 원자력 및 방사능 등에 대한 기술 및 과학 교육 활동, 다양한 토론과 주민 참여 활동이 끊이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톨바 부장은 “투명함, 정직함, 겸손함을 유지하고, 반대를 수용하고, 토론하고, 민감한 주제에 대해 숨김없이 이야기하며 신뢰 기반의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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