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를 중심으로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려고 나섰으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넘어야 할 산이 더 많다.
   
고리원전 1호기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우선 정부가 목표로 정한 고리1호기 해체 기간(15년 6개월)이 너무 짧게 설정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술력도 세계 수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난 2월 “원전 해체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정량적 기술력은 미국 같은 원전 해체 선진국의 82%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아직 상업용 원전 해체 경험이 없어 실제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기술 수준뿐 아니라 기술 분야도 부족하다. 한국수력원자력 자료를 보면 고리1호기를 해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총 58개다. 하지만 이 가운데 13개는 아직 우리나라가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 인력도 마찬가지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조차 “상당히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산업부는 원전 해체 분야의 전문 인력이 2030년에는 적어도 2600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 공공기관 전담 인력은 250명 수준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이나 산업체에 있는 재직자 교육은 기본 지식 위주의 단기 과정이 대부분이고 대학원의 전문 인력 배출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이후 총 5개 대학이 원전 해체 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과대(POSTECH) 조선대 한양대 경희대다. 배출 인력은 연간 총 50명 수준이다. 2030년까지 10년간 500명이 배출된다고 가정해도 750명(250명+500명)밖에 되지 않는다. 2600명에 한참 못 미친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전 해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 인력 양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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