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6일 넘기면 두산중공업 등 사업자 피해
한국수력원자력, 1800㎿ 규모 양수발전 사업 '발목'
재개 가능성 고개…"탈탄소 등 상황변화 고려해야"
등록 2021-01-12 05:00:00  |  수정 2021-01-12 05: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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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 신한울 3·4호기 건설 예정 부지. (사진=경북도 제공) 2020.11.12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가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사업을 지금 당장 백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새로운 발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발전사업 허가 기간을 연장하고, 나아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신한울 3·4호기 사업 허가가 취소되면 한수원은 앞으로 2년간 신규 발전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사업 변경 허가 취득도 막힌다.

이에 한수원은 얼마 전 산업부에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 연장 신청서를 냈다. 연장 요청 기간은 오는 2023년 말까지다.

그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정부 입장에서 신한울 3·4호기는 뱉지도 삼키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건설을 중단했지만 이 결정으로 사업자인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 등 사전 제작에만 5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현행법상 발전 사업 허가를 취득한 이후 4년 이내에 건설 허가를 받지 못하면 기존 허가가 취소된다.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이 기한이 다음 달 2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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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예천양수발전소 전경. (사진=뉴시스DB)
이 기간이 지나면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은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적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사업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한수원에 배임 혐의가 더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간 정부는 건설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관행에 따라 공사를 진행한 사업자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으로 사태가 심각해지면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수원이 새로운 발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면 앞서 정부가 9차 전력계획에서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확보에도 문제가 생긴다.

현재 한수원은 홍천 등에서 양수발전 6기(1800㎿)에 대한 발전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9차 전력계획을 보면 2034년 기준 목표 설비 용량은 125.1GW이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2.8GW 규모의 신규 설비가 필요한데 정부는 이를 액화천연가스와 양수 발전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아울러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등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사업 변경 허가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러면 불가피하게 사업 기간이 늘어나도 이를 조정하기가 어려워지고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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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 때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 인가 신청을 무난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050년까지의 탈탄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도 전원 계획을 검토할 텐데 여지를 두기 위해 신한울 3·4호기를 살려둘 것"이라며 "한수원 입장에서 사업 허가 연장 요청은 당연하고 정부 입장에서도 다시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에는 발전사업 허가 기간만 연장하고 다음 정권에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가 결정될 수도 있다. 탈원전 정책 기조를 이어온 현 정부에서 원전 건설 허가까지 내주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 탓이다.

산업부도 한수원의 공사계획 인가 기간 연장 신청이 공사 재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공사계획 인가 기간 연장 신청은 공사 재개가 목적이 아니라 사업 취소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연장 기간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탈원전을 시작한 정부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지난해 탈탄소 계획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환경 변화가 발생한 점은 감안해야 한다"며 "이번 정부에서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차기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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