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명 종료에 엄격한 잣대…한수원은 “검토시간 1년 더 달라”

  • 국제신문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1-01-14 21: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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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탈원전 정책 최대 변수 부상

2023년 영구 정지되는 고리원전 2호기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계획대로라면 고리 2호기는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2년 뒤 폐로가 된다. 하지만 ‘수명 종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월성 1호기 등 탈원전 정책에 제동을 건 감사원이 앞으로 이뤄질 원전 폐로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 적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탈원전 로드맵을 이행해야 할지, 감사원의 주문을 따라야 할지 깊은 고심에 빠졌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24기(가동 원전 기준)인 국내 원전 수를 2034년 17기로 줄일 계획이다. 24기 가운데 가장 먼저 정지되는 원전은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2호기다.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2023년 4월 가동을 멈춘다.

하지만 감사원의 ‘주문’이 변수로 등장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수원에 “향후 원전 폐쇄를 위한 경제성 평가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고리 2호기 등의 폐로를 섣불리 결정하지 말 것을 한수원에 명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당시 원전 업계에서는 “폐로 예정 원전의 수명 연장 가능성이 일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수원도 딜레마에 빠졌다. 한수원은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결정 기한(올해 4월 8일)을 1년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탈원전 로드맵과 별도로 원자력안전법상 고리 2호기의 설계수명 만료(2023년 4월) 2년 전까지는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그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감사원의 주문대로 ‘경제성 평가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상 오는 4월 8일까지 지침을 완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 감사 결과가 고리 2호기 등 폐로 예정 원전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라며 “다만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할지, 예정대로 2023년 정지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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