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설치된 폭발방지 전기 설비에 대한 관리·점검이 허술해 유사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설치된 폭발방지 전기(방폭) 설비들이 명확한 기준 없이 점검 및 정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폭등과 같은 폭발방지 전기 설비는 '방폭전기설비의 검사 및 정비에 관한 기술지침'에 따라 교육을 이수한 '방폭기술자'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한수원은 해당 설비를 한전KPS 등의 정비업체를 통해 매뉴얼도 없이 일반적인 전기설비 점검절차에 맞춰 관리했다. 

각 원전별로 폭발방지 전기 설비 설치 지역도 달랐다. 

현재 신고리 3, 4호기는 설계 단계부터 배터리룸, 수소저장고, 디젤연료저장고 등을 폭발방지 지역을 반영했다. 그외 원전은 설계당시 해당 사항이 고려되지 않았으며 임의로 폭발방지 전기 설비를 설치 및 운용중이다. 

일각에서는 법규정을 재정비해 사고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휘발유 또는 경유, 수소와 같은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장소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폭발위험장소로 설정해 관리해야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예외로 두기 때문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소 운용에서 안전 관련 법안이 원자로 또는 방사능 물질 같은 부문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수 있다"면서 "가연성 물질들을 취급하는 경우 사고를 막기 위해 관련 법규정을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년전부터 한수원 내부에서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지만 관련 법령은 개선없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이다. 
 
지난 2016년 김기환 한수원 중앙연구원 과장은 추계학술대회에서 "현재 원자력안전법에는 방폭설비에 대한 기준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소가스 누설에 따른 폭발사고 발생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원자력안전법 2조(기타 원자로의 안전에 관계되는 시설)에 '방폭설비'를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에서는 방폭 설비에 대한 용어 조차도 명확히 규정 되어 있지 않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에 지어진 원전의 경우 해당 법이 고려가 안된 상황에서 지어졌다"면서 "방폭설비와 관련해 따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유지보수 절차 강화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한수원은 고리, 월성, 한빛, 한울 등 국내 4곳의 원자력 발전소 경유저장 탱크실, 축전지실, 수소저장고 등에 화재감지기 1241개, 콘센트 66개, 스위치 153개, 조명 1723개 등 총 3173개의 폭발방지 전기 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중대재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화재·폭발 재해의 주요 원인으로 스파크 등과 같은 전기적 점화원에 의한 비중이 증가추세다. 전기적 요인에는 비방폭형 전기기기의 사용이 가장 많았으며 각종 기기 중 스위치류가 폭발 점화원으로 가장 많이 작용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경배 기자 / pkb@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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