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승인 [2020-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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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 지적받던 한전, 탈원전에 적자
재원 마련우려 목소리에 분담금 강요
1조주 36%인 216억 자회사가 짊어져
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계획도 무산
"늘어난 비용 전기료로 이어질수도"
아시아투데이 조재학 기자 = 한국전력이 한전공대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잡음에 시달리면서 김종갑 한전 사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 등을 들어 타당성 지적에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특히 설립 주체인 한전이 적자 늪에 빠지면서 재원 마련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한전이 자회사 10곳에 한전공대 설립 출연자금을 요청하면서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전이 정유섭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학교법인 한전공대 설립 허가 및 전력그룹사 1차 분담금 납부 안내’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자회사 10곳에 6월 첫째 주까지 최초 설립 출연금 납부를 요청했다. 이는 지난해 8월 한전 이사회에서 의결된 최초 출연금으로, 600억원 규모다.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6사에 각각 30억원, 한전KPS·한전KDN에 각각 12억원, 한전기술과 한전원자력연료에 각각 6억원의 분담금을 요청했다. 10개 자회사가 분담하는 1차 출연금 총액은 216억원으로, 전체의 36%에 달한다.

한전 자회사들은 앞으로도 이 분담율대로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를 책임질 예정이다. 한전공대 개교 10년 후인 2031년까지 한전공대 설립·운영 비용 1조6000억원 중 1조원을 한전이 부담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3600억원은 자회사들이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전공대 재원 조달 방안은 줄곧 문제로 지적돼 왔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등으로 인해 한전이 적자 수렁에 빠지면서 한전공대 설립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한전은 6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조2765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창사 이래 두번 째로 큰 규모다.

문제는 비용분담을 ‘강요’받는 자회사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수원 등 발전6사 모두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특히 한국중부발전은 241%, 한국서부발전은 173%에 달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발전자회사 대부분의 부채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부발전의 부채비율은 200%를 웃돌고, 중부발전 역시 200%를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발전6사의 실적도 뚝 떨어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발전6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3793억원으로, 2017년(2조9017억원)보다 반 토막이 났다.

한 발전사 노조 관계자는 “회사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환경 정책을 비롯해 한전공대 설립 출연금 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한전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설립 과정에서도 한전과 자회사들이 출연금을 분담했다”며 “한전공대는 에너지 전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한전 자회사들도 비용부담을 함께하는 것”이라며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전공대와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도 무산돼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지역의 중심 대학으로 우뚝 서겠다는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대형연구시설을 입지시켜 에너지 특화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김종갑 사장의 청사진이 사실상 공수표가 됐기 때문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공대 설립보다는 기존의 에너지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며 “한전이 적자의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한전공대 설립 등으로 늘어난 비용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에게 전가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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