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영구정지가 결정된 고리 원전 1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고리 원전 1호기 해체에 대해 기장군 주민과 울주군 주민 모두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해 심의·의결한 원자력안전법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8월 제107회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심의한 원자력안전시행법 일부 개정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르면 다음주 공포된다.

개정안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은 원자력 시설에 있어 방사선 비상 또는 방사능 재난이 발생할 경우 주민 보호 등 비상대책을 집중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설정하는 관리 구역으로 원전 반경 30㎞다.

기존 시행법에 따르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지자체 중 면적이 가장 넓은 지자체가 주민 의견 수렴 ‘주관’ 지자체의 역할을 수행했다. 주관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를 대행해 공청회를 1회만 여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주관’ 지자체를 폐지해 구역 내 다수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공청회를 시행하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지자체 주민의견 수렴 절차 등을 곤란한 경우를 대비해 관할 광역시장·도지사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고리 1호기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는 부산시 기장군, 부산시 해운대구, 울산시 울주군, 울산시 북구 등 여러 자치구가 자리하는데 각 지자체의 재정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경용 원안위 과장은 “주민 의견 수렴을 원하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시·도에 요청할 수 있도록 개정안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를 논의하면서 제안됐다. 고리 1호기는 부산시 기장군 고리에 위치해 있지만 방사선비상계획 구역 내 면적으로는 울산시 울주군이 가장 넓다. 지리적으로 기장군에 위치하지만 주관 지자체는 울주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공론화의 주체를 두고 주민간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구역 내 면적에 관계 없이 각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게 된다.

주민의견수렴서는 원전 영구정지 결정 이후 5년 내에 해체계획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17년 영구정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주관’ 지자체 등 주민간의 갈등으로 인해 주민의견수렴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 의결 및 공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민의견수렴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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