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박종운 교수 "원전 부산·울산 등 동남권에 몰려있어"
정용훈 교수 "동남권에 공단 많아 원전 몰려…서울은 원전생산 전기 안써"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전은 부산과 경주 등 동남부권에 짓고 혜택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많이 보는데 서울, 수도권 지역에 고준위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다. 폐기물 처리시설 만이라도 수도권 지역에 지어야 한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과 수도권에 원전과 폐기물 처리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동남권에 밀집된 원전 안전성에 대한 대안은 여전히 전무하고 동남권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만든 전기를 서울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혜택을 봐 지역 불평등도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단체들은 최근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등을 반대하고 ‘후쿠시마 8주기 울산시민 탈핵대회’를 개최하는 등 탈핵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현재 부산, 울산, 경주 지역에는 국내 전체 원전 24기 중 15기가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에 있다.

전문가들의 주장은 엇갈린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동남부에 원전이 특히 몰려있다. 절반의 국민이 사는 수도권은 고준위폐기물이 싫고 부산·울산의 밀집원전은 좋다면 이기주의 아닌가"라며 "원전을 계속해 건설할 경우 노화로 인한 보수, 대체 건설비만 아니라 늘어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대책은 더욱 곤란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전의 이익은 서울에, 위험은 부산·울산에 집중되고 있다. 다 같은 국민이다. 수도권에 원전이나 방폐장을 짓는 것만큼 안전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게 있을까"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원자력발전을 운영하는 국가중 핵연료 재처리시설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은 거부하며 밀집된 원전 건설을 찬성하는 것은 이기주의"라며 "정부가 안전성을 이유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원전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집권 3년차가 되도록 공론화조차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는 "원전과 고준위 방폐장을 수도권에 지으면 원전의 안전성 문제도 불식시키고 수도권 부동산 가격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반면 동남권 원전 밀집은 지역적 불평등이 아닌 기능적인 측면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이 동남권에 몰린 이유는 공단이 많기 때문"이라며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원자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해당지역에서 다 쓰고도 모자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균형발전과 형평성을 추구하는데, 그럼 안전을 위해 공단도 죄다 서울과 수도권에 몰아 지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지역의 경제를 책임지는 공단을 옮기는 것은 반대하지 않느냐. 동남권에 원전을 다 없애면 그 전기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동남권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만든 전기를 서울에서 사용한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은 대규모 공장도 없고, 대부분 사무실, 가정, 상업시설이라 쓰는 전기량은 얼마 안된다"며 "한전의 지역별 전력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원전 4기 분량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가 약 5만명에 불과하고 주변에 대형 공단이 없는 울진 원전의 경우 주민들이 ‘위험은 우리가 감당하고 전기는 서울에서 쓴다’고 하면 맞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는건 대부분 충청남도에 있는 화력발전"이라며 "충남사람들이 화력발전 미세먼지 다 마시고 전기는 수도권 보내서 우리가 피를 보냐고 하는 것도 맞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역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어디서 생산하느냐는 논리로 따지면 서울에는 원전이 아닌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어야 된다"며 "굳이 수도권에 원전을 지으려면 인천 정도인데 인천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발전이라는 게 지역의 특색별로 가다보니 전라도의 경우 농업위주, 경상도는 공업화가 되면서 원전도 가게된 것이지 지역이기주의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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