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방사능 피해 손해배상소송인 ‘균도네 소송’의 당사자 박금선(53) 씨와 같은 시기에 고리원전 인근에 거주했던 주민들 50여 명에게서도 박 씨와 같은 갑상선암이 발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박 씨의 갑상선암 발병이 고리원전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원고 측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19일 원고 측 대리인인 변영철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진행 중인 ‘원전 주변지역 갑상선암 피해자 공동소송’의 원고 618명 중 251명이 고리원전 인근 주민이며, 그중 1991~1993년 원전 반경 5㎞ 이내에 300일 이상 거주한 사람이 5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박 씨와 같은 갑상선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박금선 씨와 동일 시기 인근 거주

주민 53명도 같은 암 발병 확인

20일 오후 항소심 13번째 공판

이 같은 사실은 ‘균도네 소송’ 항소심을 담당하는 재판부의 요청에 의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 9일 부산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박종훈) 심리로 열린 ‘균도네 소송’ 항소심 1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원고 측에 “박 씨와 같은 시기에 고리원전 인근에 거주했던 주민들 중 갑상선암이 발병한 사례가 더 있는지 알아보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 씨의 갑상선암 발병이 정말 고리원전의 방사능과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비슷한 사례를 더 찾아보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변 변호사는 “우선 현재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진행 중인 공동소송의 원고들 중에서 그런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대답했다. 변 변호사는 동부지원의 공동소송의 원고 측 대리인이기도 하다.

원고 측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우선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통해 고리원전의 위치를 추정했다. 그리고 박 씨의 당시 거주지와의 거리를 계산했더니, 그 값이 지난 12차 공판에서 한수원이 제시한 거리값과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추정한 고리원전 위치를 바탕으로, 공동소송의 원고들 중에서 재판부가 요청한 조건에 맞는 사례를 따로 뽑아냈다.

박 씨와 비슷한 사례가 53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박 씨의 갑상선암 발병과 고리원전과의 인과 관계는 더욱 확실해졌다는 게 원고 측의 주장이다. 변 변호사는 “박 씨가 거주했던 시기에 고리원전의 갑상선에 대한 방사선 선량이 이상적으로 급증했다”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지역에 거주한 사람들로부터 박 씨와 같은 발병 사례가 수십 건 나왔다는 것은 당시 고리원전의 방사선 선량에 의해 박 씨의 갑상선암이 발병했다는 방증이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준비서면으로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균도네 소송’ 항소심 13번째 공판은 2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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