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약 7515억 원 비용 투입
- 2032년 말까지 해체 완료 예정
- 폭증하는 원전해체시장 겨냥
- 기술 확보 상징 장소로 변신

오는 18일이면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1호기가 영구정지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 및 해체는 단순히 국내 가동원전 1기가 줄어드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원전을 짓고 가동하는 데만 목을 메던 국내 원전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으로 1977년 원자로 가동을 시작, 40년간 가동을 이어 온 고리1호기 주제어실 내부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지난 7일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안내를 받아 고리1호기 원자로 돔이 우뚝 선 경내로 들어서자 육중한 철문과 바다를 경계로 쳐진 높은 콘크리트 차수벽이 눈에 띄었다. 고리1호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해수 침수에 대비해 차수벽을 10m로 높였다. 출입구 역시 해일에 대비해 바닷물이 경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철로 된 방수문을 여닫이로 설치했다.

1977년 6월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한 고리1호기는 법정 가동 연한 30년에 10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총 40년 동안 타올랐다. 2017년 6월 18일 가동을 중단하고 1년이 지난 지금 해체 작업이 한창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고리1호기는 원래 모습 그대로였다. 해체를 시작하기 전에 원자로에서 뺀 사용후핵연료를 5년간 물속에서 냉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이 기간에 해체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6월까지 정부 승인을 받은 뒤 시설·구조물의 제염과 해체(8년 이상), 부지 복원(2년 이상) 등을 거쳐 2032년 말 해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원전 컨트롤 타워인 주제어실에 들어서자 ‘새로운 시작, 안전한 관리, 완벽한 해체 준비’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또 벽면에는 수많은 상태 지시등과 경보장치 지시등이 형형색색 켜져 있었다. 이는 영구정지된 이후 비정상적인 수치를 벽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정상 가동 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원전 해체에는 약 7515억 원의 비용이 소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폐기물 총 1만4500드럼을 처분하는 데만 247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드럼 하나를 경주 방폐장으로 보내는 비용이 1500만 원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해체 기술력을 토대로 세계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157기 원전이 영구정지 되어 있는 등 폭증하는 원전 해체 시장 수요를 감안하면 우수한 원전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도전할 만한 ‘블루오션’인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 항목을 도출한 상태다”며 “이 중 17개 기술의 추가 확보가 필요한데 해체 착수 전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식 단국대 원자력융합공학과 교수는 “고리1호기 해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국내 해체기술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약 240조 원 규모”라면서 “정책의 투명성과 연속성을 갖고 국가 차원의 해체기술 보호 및 해체 산업 육성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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