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박사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원자력 산업 생태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박사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원자력 산업 생태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폐쇄와 함께 '탈(脫)원전'을 선언한 지 2주년(2019년 6월 19일)을 앞둔 가운데,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전문가 진단이 제기됐다. 정부는 원전해체를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원자력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박사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탈원전 정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원자력 산업의 지속성장과 미래비전 방안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에너지 공기업·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위기'에 처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전은 1분기 6300억 적자를 냈고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면 손실이 2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생산원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전기를 비싼 값에 구입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전 가동률을 기존처럼 85%로 유지했다면 한전이 1조원 이상 흑자를 유지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박 박사는 “원전해체는 원전건설·운영 산업의 10분의 1 정도 규모에 불과하다”며 “한국 수주가 유력했던 사우디 신규 원전 수주마저 미국에 얹혀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해외에서 탈원전 국가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피력했다.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이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원자력 산업 생태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이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원자력 산업 생태계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반대로 원자력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탈원전 선언 이후 발전 분야 매출은 약 13% 줄었지만, 비발전 분야는 약 12억 늘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방사선 의료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등 분야에서 '제2의 원자력 산업' 경쟁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강재열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은 “국내외 원전 해체시장 확대에 대비, 핵심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비발전 분야와 유망분야 투자를 확대해 원자력 산업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원자력 연구개발(R&D) 예산 연 4000억원을 삭감하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며 “선제적 투자를 통한 산업 육성기반 마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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